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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Spider-Man: No Way Home, 2021)

by 굿드로그 2022. 3.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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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존 왓츠

출연: 톰 홀랜드, 베네딕트 컴버배치, 젠 데이아, 제이콥 배덜런, 존 파브로

 

 

마블의 새로운 'Home' 시리즈와 함께 실수를 통해 성장해 온 스파이더맨 

최근에 개봉했던 마블의 스파이더맨 프랜차이즈의 3부작의 3편에 해당되는 <스파이더맨:노 웨이 홈>이 공개되었다. 마블은 새로운 스파이더맨의 프랜차이즈 시리즈의 제목을 집으로 돌아온 스파이더맨이라는 뜻과 영화 속 배경으로 등장하는 홈커밍데이를 중의적으로 표현하면서 <스파이더맨: 홈커밍데이>로 스파이더맨의 'HOME' 시리즈를 시작하였다. 젊은 어벤져스 새 멤버의 가능성을 보여주며 <캡틴아메리카3: 시빌워>를 통해 화려하게 등장한 새로운 피터 파커 캐릭터는 기존의 스파이더맨들 보다 더 어리고, 학생 신분의 너드+관종 캐릭터로 재탄생되었다. 그리고 이는 2편 파 프롬 홈(Far From Home)을 통해 유럽에서 활약하는 스파이더맨의 활약이 그려졌고, 이 과정에서 새로운 빌런 미스테리오를 쓰러뜨리는 과정이 그려졌다. 스파이더맨은 매 작품마다 큰 실수들을 저지르게 되는데 분명 선한 의도를 가지고 행동하였겠지만 아직 슈퍼히어로가 가지는 책임감과 무게감과는 거리가 먼, 한낮 10대에 불과한 피터 파커는 잘못된 판단으로 실수를 저지른다. 1편에서는 무모한 행동력 때문에 아이언맨에게 슈트를 빼았기고, 2편에서는 아이언맨이 남긴 유산을 최악의 적인 미스테리오에게 너무나도 쉽게 넘겨주는 큰 실수를 범한다. 이번 3편에서도 역대급의 실수를 저지르게 되는데 2편 말미에서 미스테리오 때문에 자신이 스파이더맨이라는 사실이 온 세계에 공개되어 버리고, 오해가 쌓이면서 자신의 소중한 친구들의 대학 진학까지 막혀버리게 되자 함께 생사를 함께한 위대한 마법사인 닥터 스트레인지를 찾아가 자신을 알고 있는 모든 사람의 기억을 지우는 주문을 걸어달라는 부탁을 하게 된다. 원래 주문은 중간에 바꾸거나 수정하면 안되는데 우유부단하고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들에 대한 행복한 기억을 잃기 싫었던 피터는 주문 중간에 6번이나 주문을 수정하게 되고, 이에 주문이 크게 잘못 발동되는 사건이 발생한다. 결국 주문은 원래의 의도와는 달리 피터 파커가 스파이더맨이라는 사실을 아는 모든 존재가 불러지는 대참사를 발생하게 되었고, 문제는 이게 멀티버스의 다른 세계에 있는 적들과 스파이더맨까지 불러 버리게 된다. 이러한 대참사에도 불구하고 스파이더맨은 어떻게든 자신의 실수를 만회하려고 노력하는데 오히려 그의 착함과 우유부단함이 다시 화를 부르게 되고, 악당들을 돕겠다는 선한 의도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을 잃게 되는 비참한 상황을 맞이한다. 결국 그제서야 피터 파커는 옳은 일을 하기 위해서는 언제든 희생이 필요하고, 자신이 원하는 모든 것을 만족시킬 수 없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래서 자신이 희생을 하며 지구의 위기를 구하는 진정한 히어로다운 선택을 하게 된다. 이제서야 영웅이 가지는 책임감과 무게감을 깨달아가는 그의 모습이다. 이렇게 마블의 스파이더맨 시리즈는 집으로 돌아온 스파이더맨의 모습을 흥미롭게 그리면서 실수를 통해 조금씩 성장하는 피터 파커의 모습을 그린다. 

 

마블의 스파이더맨 종합세트, 놀라운 기획의 결과

사실 스토리를 떠나서 지금까지의 스파이더맨 영화 속 주인공들과 빌런을 모두 한데 모아서 보여주겠다는 야심찬 계획은 마블이 얼마나 영리하고 담대한지 보여준다. 샘 레이미 감독의 스파이더맨 3부작은 사실 스파이더맨 프랜차이즈를 세계에 알리고 흥행시킨 일등 공신이었으나 3편에서의 아쉬운 내러티브 전개와 4편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스파이더맨 시리즈를 리부팅 하게 만든 비운의 3부작이었다. 그 뒤를 이어 새롭게 리부트된 어메이징-스파이더맨 시리즈는 심지어 3편까지도 가지도 못했고, 연출의 한계를 보이고, 혹평을 받으며 기존 스파이더맨보다 나은 모습을 보이지 못하였다. 이런 와중에 마블에서 야침차게 시작한 새로운 스파이더맨 시리즈는 기존의 스파이더맨과는 확실하게 차별화 되는 모습을 보여주었고, 마치 기존의 스파이더맨 영화들과 거리를 두면서 가려는 것처럼 보였다. 그런데 이번 3편을 통해 오히려 기존의 스파이더맨 시리즈를 모두 인정하는 노선을 받아들이며 기존의 시리즈에 등장한 피터 파커와 모든 빌런을 통째로 불러오는 대단한 기획을 선보였다. 10년 넘게 지속된 스파이더맨 시리즈의 팬들에게도, 그리고 마블의 스파이더맨 시리즈를 좋아한 새로운 팬들에게도 놀라운 선물이었다. 마블의 수장 케빈 파이기는 특히 샘 레이미의 스파이더맨을 인정하는 모습을 보여줬는데 이 스파이더맨 영화와 자신들의 스파이더맨 영화가 크게 다르지 않다는 말을 하였다. 그렇기 때문에 기존의 시리즈를 새로운 시리즈에 편입하면서도 기존 팬들과 새로운 팬들에게 모두 만족할만한 새로운 스파이더맨 영화를 제작하였다. 약간 아쉬운 점이라면 기존 스파이더맨의 피터 파커들은 등장하지만 여성 히로인이었던 메리 제인과 그웬은 등장하지 못했다는 점? 그러나 원작의 설정과 스토리상 그웬이 죽은 것을 감안한다면 이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는지도 모른다. 

 

다만 악당들만은 모두 불러오는데 성공하였는데 특히 지금은 70세가 넘어버린, 스파이더맨 1편에 등장했던 그린 고블린 역할은 윌리엄 데포를 다시 불러온 것에는 상당히 놀랐다. 또한 2편의 빌런이었단 닥터 옥토퍼스와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의 빌런으로 등장했던 리자드맨과 일렉트로, 샌드맨 또한 등장한다. 상대적으로 리자드맨의 역할과 포스는 상당히 제한적이었고, 역할과 행동이 빈약했던 느낌이 있었지만 나머지 빌런들은 각 자의 분량을 적절하게 소화하며 빌런으로서의 역할을 잘 수행해 준 느낌이었다. 역시나 그린 고블릭 역할을 맡은 윌리엄 데포의 소름끼치는 연기가 압권이었으며 피터의 약점과 연약하고 어설픈 윤리의식을 꼬집으며 피터 파커에게 가장 큰 타격을 입히게 된다. 물론 너무나 많은 빌런들이 등장하는 바람에 전투씬이 조금 난잡하고 정신 없긴 했지만 엄청난 스케일을 보여준 건 사실이었다. 

 

 

앞으로의 스파이더맨에 대한 기대

이번에도 대형사고를 친 피터 파커는 자신이 벌인 실수와 행동에 대한 책임감으로 자신을 알던 모든 사람의 기억 속에서 사라지는 선택을 한다. 이는 원래 닥터 스트레인저가 걸었어야 할 주문이기도 하고, 계속해서 새로운 멀티버스에서 피터 파커를 찾아오는 다른 세계의 존재들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다. 이 때문에 자신이 그간 좋아했고, 사랑하는 연인으로 발전한 MJ(미쉘 존스)와 모르는 남남이 되었으며 자신의 절친이자 너드의 표본인 네드와도 남남이 되어야만 했다. 물론 자신의 과거와 존재를 설명할 수도 있었지만 이제 스파이더맨으로 살아가기로 결심한 피터는 자신의 존재가 그들의 앞 날에 커다란 짐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이를 포기 한다. 이로써 실수 투성이의 피터 파커는 이제 고독한 히어로 스파이더맨으로 거듭나게 되었고, 기존의 멋진 수트와 걱정 없이 살던 삶을 뒤로 하고, 손수 제작한 자체제작 수트와 경찰이 라디오를 통해 범죄를 소탕하러 가는, 작은 단칸방의 가난하고 고독한 영웅 스파이더맨으로 돌아왔다. 어떻게 보면 홈 3부작의 스파이더맨 시리즈 전체가 소프트 리부팅이었다는 생각이 들만큼 이번 영화의 결말은 슬프지만 우리가 알던 스파이더맨으로 돌아온 느낌을 갖게 하는 부분이었다. 이제 그를 도와줄 과거의 친구들과 동료들이 모두 없어진 상태에서 혼자의 힘으로 영웅의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데 스파이더맨으로 각성한 피터 파커의 진정한 모습이 앞으로 그려질 것 같은 기대감이 들었다. 이 때문에 소니와 마블은 다음 스파이더맨 3부작을 새롭게 구상하고 있다는 뉴스를 전해왔다. 또한 영화 말미에 소니의 세계관에서 존재하던 베놈이 사라지면서 베놈 한 조각을 남기는 떡밥을 보여주면서 앞으로의 세계관에 베놈이 등장할 수 있다는 힌트를 던져 주었다. 진짜 소니의 베놈 사랑은 지치지도 않는 것 같다. 

 

이제 새롭게 시작할 스파이더맨은 과연 어떤 길을 걷게 될까? 기존의 MJ 역할로 나오던 젠다야가 계속 나올 수 있을지도 의문이고, 데스크맨이자 가장 가까운 조력자였던 네드의 등장도 이어질지, 혹은 네드가 빌런으로 바뀌어서 돌아올지 전혀 알 수 없게 되어 버렸다. 이제 새로운 스파이더맨 시리즈의 향방은 마블에게 달려있는데 실수를 통해 성장하는 스팡이더맨의 모습이 이렇게 완결되었다면 앞으로는 어떤 스파이더맨의 모습을 그려나갈지 사뭇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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